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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터뷰

[봄터뷰] ‘건강한 수다’로 몸과 마음을 지켜요-대체의학과 박신원 선생님

By 2020-11-096월 28th, 2022No Comments

이번 주 보미밥상의 메인메뉴는 떡갈비! 보미밥상을 담당하시는 배정호 선생님표 정성 가득한 반죽을 두툼하게 하나하나 빚어 준비했어요.

이제 겨울이지요. 이용자분들에게 챙겨드릴 뜨끈뜨끈 핫팩과 렌즈세척액, 올리브영의 후원선물도  준비완료! 11월 첫 번째 목요일은 대체의학과와 원예치유, 몸펴기운동이 있는 평일진료일입니다.

 

이번에는 대체의학과를 살짝 소개해보려고 해요. 나는봄 선생님들 사이에서 ‘한약방 쌤’으로도 불리는 대체의학과 박신원 선생님의 진료는 주로 상담실에서 이루어져요.(지하에 별도의 진료공간이 있었지만 올해 수해피해를 입어 사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상담실에는 마음 기대고 끌어안을 수 있는 커다란 곰인형도 있고요, 푹신하고 편안한 의자가 놓여있어요. 햇살이 들어 편안한 공간이랍니다.

상담실의 포근함을 담당하는 곰인형!

 

이용자들이 오기 전, 이곳에서 진료를 보시는 박신원 선생님과 대기실에서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십 여분의 짧은 시간 동안에 묵직하고도 따뜻한 메시지를 꽉꽉 채워 나눠주신 박신원 선생님의 나는봄 진료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나는봄과 박신원 선생님의 인연이 2015년부터 시작되었다고 들었어요.

그러게요. 나는봄 봉사활동으로 닿은 인연이 이렇게 계속될 줄은 몰랐어요. 5년 전에 만났던 이용자들과도 가끔 연락을 하고 있어요.

 

나는봄의 어떤 점이 오래 활동을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을까요?

원래 저는 완경 이후의 여성들을 주로 진료했어요. 그런데 나는봄에서 일하다보니 십대 청소년들이 건강 돌봄이 잘 되지 않는 상황들을 보게 되었어요. 새로운 일,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계속 나는봄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기실에서 혀의 색깔과 모양도 보고, 손과 발도 같이 살펴보면서 ‘몸에 관한 수다’를 떤 거죠. 성인이나 청소년이나 똑같이 그런 수다는 필요한데, 성인에 비해 청소년은 그런 기회를 가지기가 어렵잖아요.

대기실과 상담실 구석구석까지 아로마 향기가 퍼져나가요. 진료 전, 나는봄은 아로마 향을 피우고 환기를 하면서 상담실과 대기실의 공기를 정돈했어요. 은은하고 편안한 향이 이용자분들의 마음도 편안하게 해주겠지요?

 

몸에 관한 수다가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십대 여성의 건강 돌봄에 있어서 당사자나 십대여성의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꼽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의 관점에서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메시지가 가장 중요해요. 이건 교육만 해서는 안되는 게, 교육만 하면 머리로만 알게 되니까요. 하지만 진료를 하다보면 자기 얘기가 나오거든요. 진료를 세팅할 때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고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몸과 마음이 해리되어 있거나, 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있는 경우를 보게 돼요. 그런데 다이어트라던가, 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다 사회의, 부모의 잘못된 인식이 주입된 결과이거든요.

또, 이용자들이 많은 상담과 병원을 거쳐 오면서 ‘환자’로 불려요. 사실 누구나 아플 수 있는데. 본인의 상태를 단순히 ‘병’으로만 규정짓지 않게 하는 거,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봄 선생님들이 다 같은 마음이실 거에요.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던 기간엔 이용자 동의하에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해서 진료를 하신 적도 있으셔요. 어떤 경험이었나요?

처음이어서 어떨까 했는데, 필요했던 시도였던 것 같아요.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하지만 ‘물리적 거리두기’라고 부르자는 움직임이 있잖아요. 십대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19가 사회로부터 ‘나’를 철수시키게 했던 것 같아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보니 이걸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두통이나 소화불량을 호소하기도 했어요.

필요했던 시도였다고 생각하는 건, 그래도 얼굴을 보면서 사회적으로 연결이 가능했기 때문이에요. 이용자들이 어떤 공간에 사는지를 잘 몰랐는데, 원격 진료 과정에서 어떤 환경에서 사는지도 알 수 있었고요. 자기가 사는 공간을 보여주고자 하는 이용자들은 사는 곳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그러다보니 이용자들을 입체적으로, 폭넓게 이해하게 된 지점도 있었어요.

또 한편으로 화상을 원치 않아 전화로 진행한 경우도 있는데요. 그런 경우는 나는봄에 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나는봄이 자신에게 안전한 공간이기 때문이에요.

몸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이루어지는 장소, 바로 상담실입니다. 더 포근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나는봄이 노력할게요!

안전한 공간이 되도록 더 노력해야겠어요. 이제 마지막 질문이에요. 나는봄에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나는봄은 진료센터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잖아요. 딱딱한 공간과 흰색 가운으로 대표되는 병원 진료가 아니라, 진료를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본 경험으로 기억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나는봄에 진료 보러 왔더니 밥도 줘, 고모, 이모 같은 선생님(나는봄 실무자)들도 있고, 누워서 잘 수도 있고, 비혼모 같은 경우에는 아이 데리고 오면 선생님들이 아이도 봐주고. 이용자들이 좀 다른 어른들을 경험해볼 수 있는 자리랄까요. 어떤 이용자는 몸펴기운동 선생님과 이야기하다가 “저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라고 하는 거죠.

저는 그래서 나는봄이 나이 구분이 없는 외국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클리닉이긴 하지만 편안한 공간, 그게 나는봄의 특별함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십대 여성들에게 색다른 공간일 수 있단 생각이 들어요.

 

박신원 선생님과의 이야기를 마치면서, ‘몸에 관한 수다’라는 말이 아주 많이 와 닿았답니다. 나는봄이 앞으로도 꾸준히 십대 청소년들에게 문턱 없는 진료를 제공하길 바라는 박신원 선생님의 마음과 연결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봄을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또 한편으로는 특별하고 색다른 공간으로 가꾸어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몸에 관한 수다와 함께 내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고 건강 돌봄을 하고 싶은 여러분, 나는봄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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